[쿨한 생각] 잔소리의 긍정적 영향

– 40대 중반, 다시 마음의 청력을 점검하며

귀가 닫히면, 마음도 닫힌다

사람은 청각을 통해 세상과 연결된다.

소리를 듣고, 그 소리에 반응하며, 자신의 말소리를 들으며 발음을 다듬는다. 그런데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게 되면 점점 발음이 어색해진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 피드백(self-feedback)”이 끊기기 때문이다.

자기 수정 기능 상실

이건 단순한 생리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메타포다.

마음의 청력을 잃은 사람 역시 세상과의 연결이 끊어진다.

비판을 듣지 않고, 충고를 무시하고, 잔소리를 차단한 순간부터 우리는 자기 수정 기능을 잃어버린다.

그때부터 조금씩 ‘내가 맞다’는 착각 속에 머물게 되고, 결국 세상과 어긋나기 시작한다.

미성숙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

유년기엔 부모님이, 학창 시절엔 선생님이, 사회 초년생 땐 상사가 끊임없이 잔소리를 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틀릴 때마다 방향을 잡고, 부끄러움을 배웠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도 이제 다 컸다’는 생각이 들면서, 누군가의 잔소리가 불쾌하게 느껴진다.

“왜 또 참견이야?”,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해.”

그 말 속엔 어른이 되었다는 자부심보단, 피드백을 거부하는 불안이 숨어 있다.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은 이를 “고정형 사고방식(Fixed Mindset)”이라 부른다.

성장은 끝났다고 믿는 순간, 배움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진짜 어른은 나이를 먹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배우려는 사람이다.

[참고자료] 캐럴 드웩 TED 강연https://www.ted.com/talks/carol_dweck_the_power_of_believing_that_you_can_improve

잔소리는 불편하지만, 성장의 거울이다

잔소리를 듣는 건 참 불편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도 알아, 그만 좀 해”라는 말이 올라온다.

하지만 그 순간,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

혹시 그 잔소리가 불편한 이유는, 정곡을 찔렸기 때문은 아닐까?

인지 부조화

심리학에서 이를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한다.

내가 믿는 나의 모습과, 타인의 피드백이 충돌할 때 느끼는 불편함이다.

그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 상대의 말을 무시해버리면, 결국 나는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하지만 그 부조화를 견디며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거기엔 분명 성장의 실마리가 있다.

[참고자료] 인지부조화

https://ko.wikipedia.org/w/index.php?title=%EC%9D%B8%EC%A7%80%EB%B6%80%EC%A1%B0%ED%99%94&wprov=rarw1#

결국, 잔소리는 불편함의 형태로 다가오는 성장의 신호다.

마음이 닫힌 사람은 그 신호를 무시하고, 열린 사람은 그 신호를 기회로 바꾼다.

잔소리를 필터링하는 지혜

물론, 모든 잔소리가 옳은 건 아니다.

어떤 말은 상처를 주고, 어떤 말은 단순한 감정의 배설일 때도 있다.

그래서 필요한 건 ‘귀를 닫는 것’이 아니라, 필터링하는 기술이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이 정보를 처리할 때 ‘시스템 1’(감정적, 즉각적 반응)과 ‘시스템 2’(이성적, 숙고적 사고)를 번갈아 쓴다고 했다.

잔소리를 들었을 때 ‘시스템 1’은 바로 방어적으로 반응한다.

“또 잔소리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하지만 ‘시스템 2’를 작동시키면, 그 말 속의 의도와 의미를 차분히 해석할 수 있다.

대니얼 카너먼 이중과정모델

그 잔소리가 나를 향한 진심이라면,

그 불편함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는 재료로 삼자.

그게 아니라면, “그럴 수도 있지” 하며 가볍게 흘려보내면 된다.

결국, 귀를 닫지 말고, 마음의 필터를 달자.

‘고집불통’이 되지 않으려면

어느새 나도 40대 중반이 되었다.

가정에선 아빠로, 회사에선 프로님으로 불린다.

내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많지만,

나에게 ‘그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이게 바로 위험 신호다.

피드백이 사라진 조직은 정체되고, 피드백이 사라진 사람은 고집불통이 된다.

나는 이제 누군가의 잔소리를 들을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나이에 있다.

그래서 더 의식적으로, 내게 잔소리할 사람을 곁에 두려 한다.

아내의 잔소리, 아이들의 지적, 후배들의 반박 속에도 분명 배움이 있다.

그걸 받아들이는 태도가 결국, 나의 인격을 만들어간다.

진정으로 존경받는 노인이란, 나이를 먹어도 귀를 열고 배우는 사람 아닐까.

마음의 청력 훈련

매일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오늘 나는 어떤 잔소리를 들었나?”

“그 잔소리 속에 담긴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이건 단순한 자기반성이 아니라, 마음의 청력 훈련이다.

사람의 청력은 훈련하지 않으면 점점 둔해지듯, 마음의 청력도 마찬가지다.

비판에 둔감해지고, 조언에 귀 닫은 사람은 결국 혼자만의 언어로 세상과 대화한다.

그게 바로 ‘꼰대’의 시작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계속 성장하는 어른이고 싶다.

스스로에게 하는 잔소리

이 글은 누군가에게 충고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나 자신에게 하는 잔소리다.

마음의 귀를 닫지 말자,

불편함을 성장의 신호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잔소리를 할 때에도, 그 말이 상처가 아닌 사랑이 되도록 하자.

잔소리를 사랑하자.

그건 결국, 나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한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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